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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오기도 전에…마트 텅 비고 100만 명 도망쳤다, 중국 남부 ‘패닉’

비극은 산사태가 강을 막아 형성된 거대한 '언색호'가 터지면서 시작됐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 3만 6천 개를 채울 수 있는 9,100만 톤의 물이 고여있던 이 호수에서, 한순간에 약 6,000만 톤의 물이 쏟아져나오며 인근 지역을 덮쳤다. 이 물폭탄은 마타이안강의 다리를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인구 8,500명의 작은 마을인 광푸향으로 밀려들었다. 특히 1천여 명이 사는 다마 마을은 전체가 물에 잠겨 수많은 주민이 건물 옥상 등에 고립된 상태다. 당국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물이 들어차 물자 보급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며 구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태풍 경로의 가장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만 동부에는 무려 700mm의 비가 쏟아져 피해를 키웠다.

대만을 할퀴고 지나간 라가사는 이제 시속 220km라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유지한 채 중국 남부 해안과 홍콩으로 향하고 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홍콩은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최고 단계인 '태풍 경보 10호'가 발령됐고, 700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됐으며 모든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긴장감 속에서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차이완 해안가에서 파도를 구경하던 일가족 3명이 거대한 파도에 휩쓸렸다가 구조됐지만, 5살 아들과 어머니는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홍콩과 맞닿은 중국 광둥성 역시 초비상이다. 선전시를 포함한 12개 도시의 학교와 공장이 문을 닫았고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무엇보다 태풍이 상륙하기도 전에 100만 명이 넘는 인원이 긴급 대피하며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현지 온라인에서는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마트로 몰려들면서 진열대가 텅 비어버린 사진들이 공유되는 등, 태풍 상륙을 앞두고 극도의 혼란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태풍 라가사의 영향으로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아시아 전역이 초강력 태풍의 공포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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