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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들, 트럼프에 '눈도장' 찍으려 몇 시간씩 줄 섰는데…韓 대통령은 어디에?

 전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총성 없는 외교 전쟁을 벌이는 유엔 총회 무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환영 만찬은 각국 정상들이 한데 모여 안면을 트고,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수장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꼽힌다. 23일(현지시각) 저녁, 뉴욕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은 이 만찬에 145개국 정상과 배우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이 중요한 자리에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외교가에서 진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만찬이 열린 곳은 다름 아닌 한국계 호텔인 '롯데 뉴욕팰리스호텔'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열린 성대한 글로벌 외교 파티에 정작 대한민국 대통령이 불참한 셈이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145명에 달하는 각국 대표와 배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만찬장은 열기로 가득 찼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부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짧은 만남이라도 갖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 21분경 호텔에 도착해 약 1시간 반 동안 머물며 각국 정상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낮 시간 동안 정상들의 배우자들을 위한 환영 리셉션을 주재했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역시 자리를 지키며 남편의 연설을 지켜보는 등 미국의 최고 지도자 부부가 총출동해 공을 들인 행사였다. 이처럼 중요한 다자 외교 무대에서 각국 정상들과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고, 특히 예측불허한 스타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기회를 놓친 것은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시각 뉴욕의 다른 장소에서 별도의 만찬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주미 한국대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강경화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을 비롯해, 세계적인 정치학자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 '전직 주한 미국대사'라는 상징성을 지닌 캐슬린 스티븐슨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 등 미국 내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들과 함께였다. 물론 이들과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트럼프 주최 만찬에 불참하면서까지 이 일정을 우선순위에 둔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