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신제품 광고 영상 및 이미지에서 부적절한 성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동안 깨끗하고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이니스프리의 이번 논란은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기며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의 발단은 이니스프리가 신제품 '그린티 세라마이드 밀크 에센스'를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 구독자 42만 명을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하여 공개한 광고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에서 인플루언서가 에센스 제품을 얼굴에 과도하게 붓는 듯한 행위를 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 장면은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성적인 코드를 연상시킨다는 강한 비판을 받았으며, 비슷한 이미지가 다른 화장품 전문 소매업체와의 협업 광고에서도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소비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이니스프리 측은 23일 자사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니스프리는 사과문에서 "최근 이니스프리 밀크 에센스 제형을 소개하기 위해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영상에 대해 일부 고객님들께서 불편함을 느끼셨다는 의견을 주셨다"고 밝히며, 해당 의견을 경청하여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이니스프리는 콘텐츠 기획부터 최종 검토까지 전 과정을 세심하게 점검하며 신뢰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이번 논란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매우 격앙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깨끗하고 내츄럴한 이미지의 이니스프리가 어쩌다 이런 저급한 광고를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성적 코드를 이용한 마케팅은 역겹다", "회사가 인플루언서들에게 이런 이미지를 연상케 만들라고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 "저급하고 지저분하다" 등 날선 비판과 함께 실망감을 표출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이니스프리는 그동안 제주도의 청정한 자연을 담아낸다는 콘셉트로 건강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번 광고 논란은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과 상반되는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브랜드는 협업 콘텐츠 제작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고 사회적 통념과 윤리적 기준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이니스프리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본연의 브랜드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