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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어시하고 골 넣고…팀 순위까지 뒤집어버린 손흥민의 ‘원맨쇼’ 현장

 손흥민(33)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를 말 그대로 뒤흔들고 있다. 그가 로스앤젤레스 FC(LAFC) 유니폼을 입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팀의 위상과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손흥민 합류 이전만 해도 상위권 언저리를 맴돌던 불안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LAFC는 이제 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확실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손흥민이 있다. MLS 사무국이 최근 발표한 파워랭킹에서 LAFC는 한 달 전보다 무려 네 계단 상승한 전체 6위에 오르며 달라진 위상을 증명했다. 이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인터 마이애미(7위)마저 넘어선 순위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메시 역시 최근 2경기에서 3골 2도움을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했지만, 손흥민이 가세한 LAFC의 폭발적인 기세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손흥민의 개인 기록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그는 LAFC 합류 후 단 7경기에 출전해 6골 3도움을 기록, 경기당 1개가 넘는 공격포인트를 쓸어 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에게 MLS 무대는 너무 좁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그의 압도적인 활약에 힘입어 LAFC 역시 4승 2무 1패의 순항을 거듭하며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제 리그에는 ‘손흥민 공포증’이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특히 손흥민과 공격 파트너 드니 부앙가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상대 팀에 재앙과도 같다. 최근 5경기에서 LAFC가 무려 14골을 터뜨린 배경에는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 상대 수비를 완벽히 무너뜨리는 두 선수의 환상적인 호흡이 있었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번갈아 멀티골과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MLS 역사상 최초로 3경기 연속 해트트릭 선수를 배출한 팀이라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지난 22일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경기야말로 ‘손흥민 효과’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팀이 끌려가던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감각적인 패스로 부앙가의 동점 골을 도왔고, 불과 2분 뒤에는 골대를 맞고 들어가는 환상적인 슈팅으로 직접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해결사로 나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그의 존재 가치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동료 부앙가마저 “손흥민이 오면서 내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 상대 수비가 그에게 쏠리기 때문에 난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다”고 인정할 정도다. 물론 손흥민 역시 부앙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부앙가가 수비를 끌어내면, 손흥민은 특유의 공간 침투와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든다. MLS 사무국도 이들의 활약에 감탄하며 LAFC가 서부 컨퍼런스 3위까지 넘볼 수 있는 강력한 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제 LAFC는 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가 주어지는 상위 순위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된 LAFC의 돌풍이 과연 MLS컵 우승이라는 대업으로 이어질지 미국 전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