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고의 현대자동차 정비 기술을 가리는 '정비사들의 올림픽'이 대한민국 충남 천안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현대차는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천안 글로벌러닝센터(GLC)에서 '제15회 월드스킬올림픽'을 개최하고, 치열한 경쟁 끝에 최고의 기술 명장을 가려냈다고 24일 밝혔다. 1995년 시작해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단순한 기술 경연을 넘어, 전 세계 서비스 현장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최신 기술 정보를 교류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각국의 명예를 걸고 모인 정비사들의 뜨거운 열기가 천안을 가득 메웠다.

 

이번 대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국가의 정비사들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각 대륙별로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50개국 75명의 정비사들이 최종 본선 무대에 섰다. 북중미 5명을 시작으로 중남미 12명, 유럽 21명, 아프리카·중동 14명, 아세안 23명 등 전 세계에 포진한 현대차의 정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뽐냈다. 이들은 20일부터 사흘간 내연기관차, 전기차, 상용차 등 총 3개 부문으로 나뉘어 필기시험과 실기 평가를 치르며 종합적인 기술 역량을 평가받았다. 전통적인 엔진 기술부터 급변하는 전동화 시대의 핵심 기술까지, 현대차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고난도 과제들이 쏟아졌다.

 

특히 이번 대회의 백미는 한층 더 발전한 가상현실(VR) 평가였다. 지난 대회에 처음 도입되어 호평받았던 VR 평가는 실제 정비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난도, 고위험 상황을 안전하게 구현해 참가자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심층적으로 측정했다. 가령, 고전압 배터리를 다뤄야 하는 전기차 정비 과정처럼 실제 상황에서는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VR 공간에서 마음껏 테스트하며 참가자들의 순발력과 기술적 이해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이번 대회를 통해 축적된 VR 평가 데이터를 향후 전 세계 정비사들의 교육 자료로 적극 활용하여 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나흘간의 대장정 끝에 시상식에서는 각 부문별 금, 은, 동메달과 상금이 수여됐으며, 모든 평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미국의 도비다스 콜(Dovydas Koll) 선수가 종합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세계 최고의 현대차 정비 기술 명장이라는 타이틀은 미국에 돌아갔다. 단순한 순위 경쟁을 넘어, 국적과 언어를 초월해 '현대차'라는 이름 아래 기술로 하나가 된 이번 올림픽은 전 세계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다.